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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de Global Bridge

GPPS Pride GyeongBuk

December 2018 Vol 49

사진1. Uber를 불법화 할 것을 요구하며 시위하는 택시 운전기사들 (출처.http://www.ticotimes.net)
코스타리카
INTEL COSTA RICA 공장 (출처. crhoy.com)

코스타리카의 교통 시스템과 문화

한국의 교통은 도로 정체 상황만 본다면 결코 좋은 편은 아니지만, 지하철 등의 교통 시스템이나, 보험 서비스, 도로 교통 체계만큼은 매우 좋은 편입니다. 차량 보유대수는 약 2,180만대로 인구 5,100만명 기준으로 본다면 3인 가정당 1.2대 이상의 차를 보유하고 있다는 말이 되니, 거의 모든 가정이 차량을 소유하고 있다 볼 수 있습니다. 코스타리카는 인구 4.9백만명에 차량 보유대수 약 1.5백만대로 마찬가지로 3인 가정 기준으로 본다면 가정당 0.9대 수준으로, 한국과 견주어 크게 적지 않은 수준입니다. 다만, 도로를 비롯한 교통 인프라가 한국에 비해 턱없이 낙후되어 있다 보니, 출퇴근 피크시간의 도로 정체는 생각보다 심각합니다.
특히, 주변 도시 Cartago, Alajuela, Heredia 에서 수도 San Jose 로 출퇴근하는 차량으로 인해 20~30km 의 출퇴근 거리가 2시간 이상 걸리는 것이 보통입니다. 아침 5시 30분 정도만 되어도 도로에는 출근하는 차량들이 꽤 있으며, 6시를 넘기면 도시 곳곳에 정체가 시작됩니다. 중미의 대부분의 나라들이 비슷한 환경이겠지만, 일자리가 수도에 너무 집중되어 있어서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수도 San Jose 바로 옆 Cartago 의 경우 거주자의 50% 이상이 San Jose 로 출근을 하고 있습니다. 대중 교통 수단으로서 버스나 전철도 사용할 수 있지만, 전철의 경우 1900년대 초반 건설된 철도에 3칸 남짓의 전동차가 한번에 200~300명의 승객을 실어 나를 수 있으며, 아침 저녁 출근 시간에만 30분 간격으로 운행이 됩니다. 이 철도레일은 낙후되어 1995년에 운행이 중단 되었었지만, 날로 심해지는 교통체증을 해결하기 위한 방책으로 일부를 수리하여, 2000년대 중후반부터 다시 부분적으로 운행을 재개합니다. 다만, 노선이 매우 제한적이어서 버스 이용률이 훨씬 높습니다. 코스타리카의 버스는 주변 중미 국가들 대비해서는 상당히 퀄리티가 좋은 편입니다. 특히 과테말라의 경우 미국의 스쿨버스 중고차를 개조하여 운행하는 버스가 대부분이지만, 코스타리카의 경우 한국에서 사용하는 버스와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치안도 안전한 편인 코스타리카는 외국인들도 버스를 타고 다닐 수 있는 환경입니다.

코스타리카의 도로는 교통 체증의 가장 주된 원인 중 하나입니다. 각 도시간 주요 도로는 좁고 유일한 경우가 많으며, 갓길이나 인도가 거의 없어서 차량간 접촉 사고라도 발생하면 도로를 그냥 막아버리게 됩니다. 오래된 도로는 움푹 파이거나, 울퉁불퉁한 곳이 많으며, 공사라도 한번 시작하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기 일쑤 입니다. 예를 들어, 2017년 5월 공사가 끝난 수도 산호세 (San Jose) → Juan Santamaria 국제공항 구간에 있는 “La platina” 라는 다리의 보수 및 확장 공사는 장장 8년 이라는 시간이 걸렸고, $15백만불 가까운 돈이 들어갔습니다. 길이 160미터 가량의 도로를 보수하는데 걸린 시간과 돈으로써는 너무 지나치다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외에도 주택가의 도로 옆으로는 인도가 없거나, 도로와 주택간 안전거리를 유지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철 철도가 마을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경우도 많은데, 철도를 가로지는 도로에 안전바 하나 없이 전철의 경적에만 안전을 의지하는 모습은 꽤나 아슬아슬해 보입니다. 1900년대 초반에 지어진 열차 시스템을 아직까지 큰 변경 없이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정말 놀라울 지경입니다. 1차선의 좁은 도로 옆으로는 취미로 자전거를 즐기는 사람들이 도로의 반쯤을 점유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전자들은 자전거 라이더들에게 화를 내거나 하는 법이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중앙선을 넘어가며 멀찌감치 피해 다니는 것이 보통입니다. 대부분의 사거리에는 신호등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메인 도로의 운전자가 우선권을 가지지만, 초행길인 경우 어느 도로가 메인 인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도로에서 접촉 사고도 자주 발생합니다. 문제는 도로교통법상 교통경찰이 와서 조서를 쓰기 전까지 차를 옮기거나 할 경우 불이익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차를 갓길이나 옆으로 절대 옮기지 않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한국의 경우 도로에서 접촉 사고 등이 발생할 경우 서로 얼굴을 붉히며 싸우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지만, 코스타리카 사람들은 접촉 사고가 난 후에도 서로 인사를 하고, 농담도 하며 경찰을 기다립니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그렇지는 않지만, 사고 현장 옆으로 어렵게 시간을 지체하며 지나갈 때 사고 당사자들끼리는 웃는 얼굴로 농담을 주고 받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쉽게 익숙해 질 수 없지만 흔한 풍경입니다. 더욱이 차량 보험이 없는 경우가 많은 것도 문제 입니다. 코스타리카는 차량 보험을 가입하는 것이 의무가 아니기 때문에, 도로에서 자칫 접촉사고를 당했더라도 상대방이 무보험인 난감한 경우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본인이 100% 잘못이라 인정하고 손해를 배상해 주는 사람을 만난다면 다행이겠지만, 상호 분쟁이 생긴다면 소송으로 가야하고, 코스타리카의 소송 과정은 길기로 유명하기에 많은 시간, 금전적 손해가 따를 수 있습니다. 이와 비교한다면, 보험사끼리 협의하여 사고를 해결하는 한국의 보험 서비스는 정말 혁신적입니다.

마을 한 복판을 가로지르는 철도
마을 한 복판을 가로지르는 철도
PURA VIDA (뿌라 비다/ 순수한 삶) 로 대표되는 코스타리카의 문화는 운전할 때도 많이 나타납니다. 한국의 운전 문화가 바쁜 삶의 속도에 맞추어져 있는 것과 같이, 코스타리카의 경우 (Slow)슬로우한 삶의 속도에 맞춰져 있는 듯 합니다. 운전자들은 비교적 양보운전을 많이 하는 편이지만, 가끔은 너무 지나친 양보운전으로 인해 얌체 같은 끼어들기도 많이 발생합니다. 물론, 가끔은 과속을 하거나 난폭 운전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 어쨌든 대체로 관용을 베푸는 운전 습관을 가지고 있는데, 문제는 그러한 관용이 차선 이동시에 방향 깜박이를 쓰지 않고, 불법 유턴을 하거나, 중앙선을 가로질러 좌/우회전을 하는 것도 크게 문제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도시에 차량 수는 많이 증가하였지만, 그들의 운전 습관은 아직 오래 전 그것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듯 합니다. 한국처럼 곳곳에 CCTV 나 교통경찰이 있는 것도 아니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다만, 도로 인프라가 좋지 않은 것이 불법 유턴이나, 중앙선을 가로지르는 턴(Turn)을 부추긴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부족한 인프라 속에서 그러한 관용마저 없다면, 도로의 정체는 더욱 심해질 테니까요.

지난 2018년 10월에 코스타리카 대통령의 영부인 Claudia 여사가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코스타리카의 교통을 개선하기 위해 한국의 교통 시스템을 벤치마킹 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Claudia 여사는 건축가로서 도시 계획 등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데, 한국의 지하철 등에 많은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현 대통령 Carlos Alvarado 는 대선 공약으로 교통 체증을 해결하기 위해 코스타리카에 지하철을 도입하겠다는 야심찬 계획 등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환태평양 지진대 “불의 고리” 에 속한 코스타리카에 지하철을 개통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재정적자로 허덕이는 정부의 재정상황은 둘째치고, 지진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곳에 지하철 철도를 건설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 교통 체증은 코스타리카 정부가 꼭 해결해야 하는 과제인 것은 분명합니다. 개인적으로 지하철 개설이나, 도로 확장과 같은 거창한 계획을 시행하기 전에, 다른 작은 개선 사항부터 해결해 나가야 할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특히, 위에 언급한 접촉 사고 시에 한국에서 하는 것처럼, 사고 현장의 사진을 찍고, 차량을 갓길로 빼는 것을 허용하는 법 개정 등 당장 개선할 수 있는 부분부터 바꾸는 것입니다. 그와 함께 차량 보험 가입을 의무화 하는 것도 필요해 보입니다. 한국의 좋은 교통 시스템을 벤치마킹 하여 코스타리카가 좀 더 발전된 교통 체계를 만들어 나가길 바랍니다.
클라우디아 여사의 한국 방문시 (사진 출처. 파이낸셜 뉴스)

경북pride상품 코스타리카 해외시장 조사원
홍성용